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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계속해서 논의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시민사회단체가 독자적인 등재 신청을 준비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번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 신청에서 인천 갯벌이 제외된 아쉬움을 딛고, 그 가치를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노력입니다.
지난 등재 시도의 배경과 한계
2021년 7월, 충남 서천갯벌, 전북 고창갯벌, 전남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 서남해안 갯벌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갯벌' 1단계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당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2025년(제48차 회의)까지 인천 갯벌과 같은 중요 철새 서식지를 포함하여 핵심 지역을 확대 등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는 인천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이미 세계가 인정하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최근 2025년 2월 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된 '한국의 갯벌 2단계' 세계유산 확대 등재 신청서에는 충남 서산갯벌과 전남 무안·고흥·여수 갯벌이 추가되었으나, 인천 갯벌은 최종적으로 제외되었습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주민 수용성 확보의 어려움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지목되었습니다. 갯벌 인근 주민들은 유네스코 등재 시 어업 활동 제한이나 개발 규제 등의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의견을 표출한 바 있습니다.
인천 갯벌의 독보적인 가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 갯벌은 여전히 세계적인 수준의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 광활한 면적과 높은 생물 다양성: 인천 갯벌은 총면적 728㎢로, 국내 갯벌 전체 면적의 약 29.3%를 차지하는 광활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 넓은 갯벌은 다양한 해양 생물들의 서식처이자 번식지 역할을 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갯벌 바닥에 사는 저서생물과 수많은 어패류, 갑각류 등이 풍부하여 생태계 먹이사슬의 중요한 기반을 이룹니다.
- 국제적 철새 이동 경로의 핵심: 인천 갯벌은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세계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희귀 조류들의 주요 서식지이자 이동 경로의 핵심 구간입니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EAAFP)의 중요한 거점으로,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들이 이곳을 찾아 먹이를 섭취하고 휴식을 취합니다. 송도 갯벌은 국제람사르협약 잠정목록에 올라 있으며, 강화 갯벌은 이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블루카본'으로서의 기후 변화 대응 역할: 인천 갯벌은 최근 그 가치가 더욱 주목받는 '블루카본(Blue Carbon)'의 중요한 원천입니다. 갯벌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실제로 갯벌 1㎡당 평균 18.5kg의 탄소를 저장하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이는 육상 산림의 약 5배에 달하는 탄소 흡수 능력으로, 기후 위기 시대에 갯벌이 얼마나 중요한 자연자원인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인천시는 2045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갯벌의 이러한 가치를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 복원력과 자연정화 능력: 갯벌은 오염 물질을 정화하고, 영양염류를 순환시키며,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또한, 파도와 해일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해안선을 보호하는 자연 방파제 역할도 수행합니다.
시민사회의 독자적인 등재 추진 노력
지난번 등재 실패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시민사회단체는 인천 갯벌의 유네스코 등재를 '포기할 수 없는 과제'로 인식하고 독자적인 신청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네스코가 지속적으로 추가 등재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시민사회 차원에서라도 인천 갯벌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차기 등재 신청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시민사회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주민 수용성 확보 노력: 과거 주민 반발이 등재 실패의 원인이었던 만큼, 시민사회는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갯벌 등재가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생태관광 활성화,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 등)를 적극적으로 설명하여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갯벌 체험 프로그램 개발, 생태 교육 센터 설립, 지속 가능한 어업 지원 등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국제사회 직접 호소: 인천시민들이 직접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을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인천 갯벌의 가치를 직접 호소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 전문가 및 지자체와의 협력: 시민사회 주도이긴 하지만, 결국 유네스코 등재는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갯벌 전문가, 학계, 그리고 인천시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정확한 생태 연구 자료와 체계적인 보존 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절차 (일반적인 경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매우 엄격하고 오랜 절차를 거칩니다.
- 잠정 목록 제출: 각국 정부는 세계유산으로 신청할 유산을 최소 1년 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잠정 목록으로 제출합니다.
- 등재 신청서 제출: 정식 등재 신청서(영문)와 관련 자료(사진, 영상, 지도 등)를 유네스코 사무국에 제출합니다. 매년 2월 1일이 마감 기한이며, 연간 2점 이내로 제한됩니다.
- 자문기구 평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신청서를 접수하고, 자연유산의 경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평가를 의뢰합니다.
- 현지 실사: 자문기구 전문가들이 해당 유산을 직접 방문하여 현지 조사를 실시합니다.
- 보고서 작성 및 심사: 현지 조사 결과와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세계유산위원회에 등재 여부에 대한 권고 의견을 제출합니다.
- 세계유산위원회 결정: 매년 6~7월경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자문기구의 권고 사항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등재(Inscription), 보류(Deferral), 반려(Referral), 등재 불가(Not to Inscribe) 중 하나로 결정합니다.
인천 갯벌의 등재 추진은 이러한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론
인천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은 인천의 중요한 자산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세계에 알리며,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노력입니다. 비록 지난번 등재 시도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전문가, 지자체의 협력을 통해 인천 갯벌이 가진 독보적인 생태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미래 세대에 길이 보존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정보가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