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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추홀이라는 이름에 대한 어원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름이 독특하여 다른 도시들의 이름도 관심이 가게 되어 오늘은 옛 지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도시들을 알아보았고 그중에서도 '주(州)'로 끝나는 지명들이 어떻게 오랜 역사적 흐름 속에서 현재까지 그 명칭을 유지해 왔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 '주(州)'로 끝나는 도시들: 행정 중심지의 흔적
'주(州)'는 고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지방 행정의 중심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단위였습니다. 통일신라 시대에 전국을 9주 5 소경으로 나누면서 '주'의 개념이 확립되었고, 고려와 조선 시대에도 이러한 '주' 단위의 행정 체계는 유지되거나 그 흔적을 남겼습니다. 따라서 '주'로 끝나는 많은 도시들은 해당 지역의 역사적 중심지였음을 시사합니다.
가. 경주(慶州): 천년고도 신라의 심장
- 옛 이름: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서라벌(徐羅伐)'**로, 이는 '수도' 또는 '땅의 근원'을 뜻하는 순우리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외에도 '금성(金城)', '계림(鷄林)' 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 '경주'로의 개칭: 통일신라 **경덕왕 16년(757년)**에 전국 지명을 한자식으로 통일하면서 '경주'로 개칭되었습니다. '경(慶)'은 '경사스럽다', '축하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신라의 수도이자 국가의 번영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선택된 것입니다.
- 현재까지 유지: 이후 고려 시대에도 '동경(東京)'으로 격상되기도 했으나, '경주'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에도 유지되어 현재의 경주시에 이르렀습니다. 천년 고도의 영광과 역사가 담긴 이름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나. 전주(全州): 후백제와 조선 왕조의 발상지
- 옛 이름: 백제 시대에는 **'완산(完山)'**으로 불렸습니다. '완(完)'은 '온전하다', '완전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전주'로의 개칭: 통일신라 시대에 '완산주(完山州)'가 되었고, 이후 고려 태조 때 **'전주'**로 개칭되었습니다. '전(全)' 역시 '온전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백제 시대의 '완산'이라는 의미를 한자어로 계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 역사적 위상: 전주는 후백제의 수도이자 조선 왕조의 발상지(태조 이성계의 본향)였던 만큼,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이러한 위상 덕분에 '전주'라는 이름은 큰 변동 없이 현재의 전주시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다. 청주(淸州): 충북의 중심지
- 옛 이름: 통일신라 시대에는 **'서원경(西原京)'**이라는 이름으로 5소경 중 하나였습니다. 5소경은 수도 서라벌의 지리적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설치된 부수도적 성격의 도시였습니다.
- '청주'로의 개칭: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청주'**로 개칭되었습니다. '청(淸)'은 '맑다', '깨끗하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 현재까지 유지: 조선 시대를 거쳐 현재의 청주시에 이르기까지 '청주'라는 이름이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라. 공주(公州): 백제의 두 번째 수도
- 옛 이름: 백제의 수도였던 **'웅진(熊津)'**이었습니다. '곰나루'라는 순우리말 지명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공주'로의 개칭: 통일신라 시대에 '웅천주(熊川州)'가 되었고,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공주'**로 개칭되었습니다. '공(公)'은 '공적이다', '으뜸이다' 또는 '곰(熊)'의 음을 빌려온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 현재까지 유지: 조선 시대에도 충청감영(지금의 도청)이 설치되는 등 중요한 행정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현재의 공주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 진주(晋州): 남해안의 중심 도시
- 옛 이름: 신라 시대에는 '거열성(居烈城)' 또는 '거열주' 등으로 불렸고, 통일신라 경덕왕 때 **'강주(康州)'**로 개칭되었습니다.
- '진주'로의 개칭: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진주'**로 개칭되었습니다. '진(晋)'은 '나아가다', '오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현재까지 유지: 조선 시대에는 경상우도병마절도사영이 설치되는 등 영남 서부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현재의 진주시로 그 이름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바. 상주(尙州): 영남의 유서 깊은 '주'
- 옛 이름: 신라 시대에는 '사벌국(沙伐國)'이라는 소국이 있던 지역이었습니다.
- '상주'로의 개칭: 통일신라 시대에 '상주(尙州)'가 설치된 이래 그 이름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상(尙)'은 '숭상하다', '높이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 현재까지 유지: 조선 시대에 '상주목'으로 승격되는 등 경상도의 중요한 행정 중심지 중 하나였으며, 현재의 상주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 원주(原州): 강원 영서의 중심
- 옛 이름: 고구려 시대에는 '평원군(平原郡)', 신라 시대에는 '북원경(北原京)'으로 불렸습니다.
- '원주'로의 개칭: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원주'**로 개칭되었습니다. '원(原)'은 '근원', '들'을 의미합니다.
- 현재까지 유지: 강원도 지역에서 유서 깊은 도시로, 조선 시대 강원감영이 위치하는 등 중요한 행정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의 원주시로 그 이름이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 나주(羅州): 호남의 중심지
- 옛 이름: 백제 시대에는 '발라군(發羅郡)', 통일신라 시대에는 '금성군(錦城郡)'으로 불렸습니다.
- '나주'로의 개칭: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나주'**로 개칭되었습니다. '나(羅)'는 신라의 '라'와 같은 글자로, 한반도 남부 지역의 중심지를 상징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 현재까지 유지: 조선 시대에는 전라남도 도청 소재지로 기능하는 등 호남 지역의 중심 도시였습니다. 현재의 나주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 광주(光州): 빛고을 호남의 대표 도시
- 옛 이름: 백제 시대에는 **'무진주(武珍州)'**로 불렸고, 통일신라 시대에는 '무주(武州)'로 간략화되었습니다.
- '광주'로의 개칭: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광주'**로 개칭되었습니다. '광(光)'은 '빛'을 의미하며, '빛고을 광주'라는 별칭으로도 불립니다.
- 현재까지 유지: 호남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중심지로서 현재의 광주광역시에 이르기까지 '광주'라는 이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로 끝나는 도시들은 대부분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며, 각 지역의 행정, 문화,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음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지명들은 단순히 지역을 구분하는 이름을 넘어, 그 땅에 쌓인 시간과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정보가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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